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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앳 : love at second sight
넷플릭스에 올라온 이 영화의 한국어 제목은 '러브앳'이다. 영문 제목 'love at second sight(두번째 눈길에 사랑에 빠지다)'를 줄인 듯하다. 평행세계, 타임슬립(시간여행) 같은 판타지적인 요소가 들어있는 스토리는 항상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영화를 시청하게 되었다. 이 영화 제목은 영화의 전반적인 줄거리를 축약하고 있다.
영화 속 이야기속에는 학생시절 사랑에 빠져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연애시절을 거쳐 결혼까지 골인하게 된 커플이 있다. 남자는 작가, 여자는 피아니스트가 꿈이다. 결혼 후, 남자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큰 성공을 거둔다. 반면 여자는 꿈꾸던 피아니스트로 성공하지는 못하지만 음악 선생님으로서 남편을 내조하며 일상을 보낸다. 남자가 더욱 더 성공할수록, 그는 아내에게 무관심해지고 그저 자신의 커리어와 바쁜 스케줄에만 몰두한다. 둘은 크게 싸우고 만다. 이런 상황속에서, 남자가 이 모든게 반대인 평행세계에 던져져, 자신은 문학 선생님의 모습으로 성공한 피아니스트인 자신의 낯선 아내를 맞닦뜨리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프랑스 영화, 로맨틱 코미디, 2019년, 1시간58분)
줄거리 : STORY
어느 날, 대학생 라파엘은 퇴교시간이 지난 후에 학교 건물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연주 소리에 이끌리듯 어느 교실로 들어간다. 그곳엔 한 여학생이 홀로 아름다운 피아노 곡을 연주하고 있다. 라파엘은 홀린듯이 그 연주에 빠져들어 넋을 잃고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그는 곧 그녀와 눈이 마주치고, 라파엘은 실수로 경보기를 울린다. 둘은 퇴교시간이 지나 순찰을 도는 경비를 피해 함께 학교 밖으로 달아난다. 라파엘과 올리비아는 첫 인사를 나누고, 헉헉대며 뛰어서 인지 둘다 현기증을 느끼고 벤치에 누워 기절한다. (기절한 두 사람과 라파엘의 소설 속 남녀주인공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다음 날, 라파엘은 자신의 소설 습작 노트를 잃어버렸음을 깨닫고 좌절한다. '졸탄'이라는 남자주인공이 등장하는 그 소설 습작은 라파엘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껴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공을 들이던 것이다. 그러던 중 올리비아가 등장하여 그의 공책을 돌려주며 그의 소설이 재밌고 인상적이었다고 얘기해준다. 라파엘은 네가 내 인생을 구했다며 기뻐하고, 올리비아의 칭찬을 듣고 용기를 얻는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첫키스를 나누고, 사랑에 빠진다. 성인이 되어 대학을 가고, 몇년간의 찬란하고 행복한 연애를 한 그들은 결혼까지 하게 되어 부부가 된다. 작은 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그들은 그렇게 또 서로를 사랑하고 응원하며, 각자 글을 쓰고 피아노를 치면서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 올리비아는 피아노 연주 대회에서 상을 여러개 받고, 라파엘은 '졸탄과 섀도우'라는 소설을 완성한다. 올리비아는 이 소설을 라파엘 몰래 출판사에 투고하고, 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라파엘은 아주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소설의 연작이 계속해서 흥행을 하고 라파엘은 유명인사가 된다. 그들은 이제 커다란 집으로 이사도 간다.
그러나 유명인사가 되어 각종 행사와 바쁜 스케쥴을 해나가는 라파엘은 점차 올리비아에게 소홀해지고 그의 인생에서 그녀는 뒷전이 된다. 라파엘은 오직 더 큰 성공, 소설의 영화화, 더 유명해지는 것, 자신의 유명작가로서의 커리어에만 몰두해있다. 불꽃같이 뜨겁게 아름답게 사랑했던 둘의 사이는 결국 점점 소원해지고 만다. 결국 어느 날, 올리비아의 연주회에 라파엘이 불참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녀의 연주회라면 항상 와서 응원해주던 그였는데, 이제 연주중에 모습조차 비추지 않게 된것이다. 피아노 선생님이 된 그녀는 항상 일에만 몰두해있어 이제 눈조차 마주치지 않고 저녁식사도 말없이 오지 않는 라파엘의 태도에 실망하고 상처받는다.
TV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온 라파엘은 집에 오자마자 또 일에 몰두하여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소설 속에서 라파엘은 졸탄이 아닌 여주인공 섀도우를 죽이며 엔딩을 낸다. 이제 더 이상 소설을 그녀에게 보여주지 않고 중요한 일도 자신과 의논하지 않는 라파엘에 올리비아는 서운함을 토로하고, 곧 큰 싸움으로 이어진다. 라파엘은 그런 그녀에게 그럼 자신을 사랑하기는 하냐고 반문하면서 모르겠다는 올리비아의 대답에 물건을 집어던지며 오히려 더 화를 내고 집을 나가버린다. 라파엘은 밤늦도록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올리비아는 라파엘이 마무리지은 소설의 마지막 편을 읽는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밤, 그는 술에 취한 채 집에 와 말없이 침대에 누워 잠든다. 둘은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올리비아는 섀도우가 죽음을 맞이한 소설의 엔딩을 읽고 라파엘 옆에서 잠에 든다. 다음날 눈을 뜬 라파엘은 낯선 환경에 눈을 뜬다. 곁에 올리비아가 없고, 자신이 더 이상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님을 깨달은 그는 혼란스러운 가운데 정류장에서 올리비아의 포스터를 보게 된다. 이 평행세계에서는 올리비아가 꿈꾸었던 것처럼 성공한 유명 피아니스트로서 활동하고 있다. 반면 라파엘은 학교 문학교사로, 학창시절부터 써서 그를 성공하게 해준 소설 '졸탄'은 아직 미완 상태로 남아있다. 둘의 상황이 반대인 평행세계에 떨어진 것이다. 팬들에게 둘러싸인 채 그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올리비아를 보며 라파엘은 당황스러워한다. 따로 오래만나온 애인까지 있는 그녀. 올리비아가 다시 자신을 사랑하면 모든 것을 되돌릴수 있을거라 생각한 라파엘은 자신의 인생을 되찾기 위해서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 고군분투한다. 친구 펠릭스에게 평행세계에 온 사실을 털어놓고 함께 작전을 짜서 올리비아를 자신의 아내로 되돌리려는 노력이 이어진다. 그는 올리비아의 전기를 써주겠다고 설득하며 그녀에게 접근한다.
성공한 인생을 사는것처럼 보이는 그녀이지만, 오직 피아노에 묶여 규제가 많고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해야하기에 그리 행복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올리비아는 라파엘에게 끌리고, 라파엘은 노력끝에 그녀의 호감을 얻기도 한다. 그들은 올리비아의 고향 마을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기도 하지만, 그녀는 결국 라파엘이 아닌 평행세계 속 그녀의 애인을 선택하고 그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좌절하던 라파엘은 불현듯 자신의 소설 마지막 장에서 여주인공 섀도우를 죽게 한 것이 자신을 이런 평행세계에 오게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는 재빨리 섀도우가 죽지 않는 새로운 엔딩의 소설 마지막편을 쓰고, 그것을 올리비아의 연주 대기실에 갖다 놓는다. 그리고 올리비아의 연주회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좌석에 앉은 라파엘. 그녀의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자, 그녀와 함께 한 시간이 첫만남부터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그녀의 연주를 들으면서 곧, 그는 그가 너무나 사랑한 그녀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고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를 가슴깊이 깨달으며 눈물을 흘린다.
평행세계에 오기 전, 올리비아를 불행하게 한 자신이 그녀와 함께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 라파엘은 황급히 자리를 박차고 나가 올리비아의 대기실에 놓은 소설 마지막 편을 다시 들고 나와 쓰레기통에 넣어버린다. 그 순간, 올리비아의 연주는 끝났고 라파엘이 앉아있던 좌석 빈자리를 본 그녀는 급하게 공연장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녀는 라파엘에게 뛰어가 그에게 입을 맞춘다. 눈이 내리는 저녁, 키스하는 두 사람의 장면이 이 영화의 엔딩이다. 자신이 그녀를 가질 자격이 없다고 인정한 바로 그 순간, 올리비아를 놓아주려고 결심한 순간에 그는 다시 그녀를 얻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설득력 있다.
감상평 : REVIEW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던 소설의 습작을 읽어준 첫번째 사람. 그조차 의심한 그의 재능을 일깨워주고 곁에서 용기를 준 사람. 소설을 완성할 동안 곁에 있어주며 응원해주고 작품이 완성되자 손수 출판사에 투고하여 작가로 성공하게 해준 사람. 라파엘의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성공은 올리비아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올리비아를 만나지 않은 평행세계에서 라파엘의 소설 습작은 미완인 채 그저 습작으로 계속 공책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가능성을 알아봐주고 용기를 북돋아준 그녀를 만난것은 그가 작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운명적 만남이었다. 그럼에도 라파엘은 그녀의 소중함을 잃어버렸고, 당연시 여겼고 나중에는 대화조차 하지 않았다.
상황이 정반대인 평행세계로의 반전은 그러한 라파엘에게 깨달음을 준 하나의 사건으로 그는 평행세계에서 다시 그녀를 자세히 보고, 사랑했던 이유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는 스토리가 너무나 로맨틱하고 마음에 들었다. 그녀를 되찾고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려는 노력을 하다가 자신을 뒤돌아보고 그녀를 놓아주기로 마음먹은 순간에 그녀의 사랑을 확인하고 마음을 얻는다는 엔딩도 감명깊다. 마지막 장면에서 올리비아의 연주를 들으면서 지난 날들을 회상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미안함에 눈물을 흘리는 라파엘의 모습이 이 영화에서 가장 감명깊고 조금은 소름돋는 장면이었다. 결국 전혀 다른 평행세계에서도 서로에게 이끌리고 사랑하게 된 두 사람. 이후에 정말 두사람이 예전의 세계로 돌아갔을지, 아니면 이 평행세계에 남았을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세계에 있든 두 사람은 오래도록 행복할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