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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 STORY
인생을 절반 이상 함께 한 절친한 친구들 7명이 저녁식사 자리에 모여 즉흥적으로 서로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공개하기로 한다. 장난처럼 시작한 이 게임이 저녁식사 자리를 전혀 상상치 못한 방향으로 엉망으로 만들고 만다.
개기월식이 일어나는 신비로운 밤, 일곱 친구들은 저녁식사 모임을 갖는다. 그러다가 한명의 장난스러운 권유로 테이블에 각자의 휴대전화를 모두 올려놓고 저녁식사 시간 동안에 오는 모든 문자, 이메일, 전화를 공유하기로 한다. 결국 모두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올려놓게 되고, 짧은 저녁식사 시간동안 그들의 비밀이 속속들이 드러난다.
(흘러나오는 텔레비전 방송 속 나레이션 : 월식은 위험한 현상이라 전설에 따르면 월식이 일어나는 동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달이 완전히 가려지는 바로 그 순간에는 시간이 멈추고 가장 깊은 내면의 죄가 지워져 영혼이 천국과 지옥 사이에 영원히 갇히게 된다고 합니다. 그저 전설에 불과하지만...)
7명의 친구 : 뱅상. 마리. 토마. 레아. 마르코. 벤.
저녁식사가 한창일 때, 벤이 재미있는 이야기라면서 어떤 노인이 심장 마비로 쓰러졌을 때 온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내연녀가 있다는 사실을 아내에게 들킨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후 핸드폰을 잠가놓냐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리는 저녁시간동안 서로의 핸드폰을 공유하자는 제안을 한다. 결국 7명의 각자의 핸드폰을 모두 식탁위에 꺼내놓게 된다.
뱅상과 마리
17살의 사춘기 딸을 둔 두 사람은 겉으로는 행복해보이는 부부이다.
◆ 뱅상 ; 그들의 딸 마르고는 어머니에게는 의지하지 못하고 아버지에게만 의지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너무 무섭고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뱅상은 딸 마르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준다. 마리는 딸의 이야기를 듣고 속상해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훌륭한 조언을 해준 남편을 칭찬한다. 또한 마리는 뱅상이 정신과 의사인 그녀 몰래 다른 의사에게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 마리 ; 마리는 성형외과 의사를 남편으로 두면서도 먼 곳의 다른 의사에게 가슴 성형을 받기로 한 사실을 들킨다.
둘은 겉보기에 잘 지내는 부부이지만 사실은 서로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정도로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있었다. (서로 직업을 인정하지 않고 컴플렉스를 갖고 있는 두 사람)
마르코와 샬롯
15년간의 결혼 생활 후 이 둘은 자주 싸운다. 다혈질인 마르코의 어머니가 아이들을 봐주면서 더 심해졌다.
◆ 마르코 ; 마르코에게는 비밀리에 주기적으로 그에게 야한 사진을 보내며 이야기하는 여자가 있었다. (마르코는 이 사실을 숨기려 벤과 핸드폰을 바꿔치기 한다. 그래서 잠시 그가 게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고 이는 샬롯을 미치게 한다! 그리고 결국 이 때 벤이 핸드폰을 바꿨음을 고백한다.)
◆ 샬롯 ; 그녀에게도 비밀스럽게 은밀한 문자를 주고 받는 어떤 남성이 있었다. 그러나 목소리를 듣거나 만난 적은 없고 사실상 문자로만 비밀스럽게 연락해왔던 사이였다. 또한 그녀는 시어머니를 시니어 레지던스에 보내고 싶어한다. 샬롯은 시어머니와 살면서 남편과의 사이도 소원해지고 너무 힘들었던 것이다.
마르코가 게이라고 착각했던 샬롯은 사실은 그가 게이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고 안도한다. 서로 가상 속의 이성과 연락을 주고 받고 있었던 그들은 왜 그들이 이렇게 되었는지를 슬퍼하며 키스를 나눈다.
토마와 레아
신혼부부인 그들은 겉보기에 가장 사랑이 넘치고 행복해보인다.
◆ 토마 ; 그가 '배차 정보원'으로 저장해 둔 사람은 사실은 내연녀였다. 그 내연녀가 자신이 그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밝히고 상황은 뒤집어진다. 그리고 토마는 아내에게 줄 목걸이 뿐만 아니라 귀걸이도 구매했다는 사실을 들킨다. 사실 그가 목걸이를 선물한 사람은 마리였다. 마리가 그에게 내연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토마의 뺨을 때린 것으로 보아 그 둘의 사이에도 무언가가 있었던 것이다. 토마는 타고난 바람둥이었던 것이다.
◆ 레아 ; 레아의 전남친은 아직도 친밀하게 레아에게 연애 고민상담을 하고 있었다. 레아는 이를 토마에게 비밀로 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둘은 헤어진 이후로도 친한 친구사이로 남았을 뿐, 선을 넘은 사이는 아니었다.
벤
◆ 벤 ; 벤에게 이혼 후 새로 생겼다는 애인은 사실 쥘리앵이라는 남성이었다. 벤은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말하지 못하고 숨기고 있었다. 친한 친구들이라도 그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벤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당하기도 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친구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하고 있었다.
벤은 마르코가 게이인 것처럼 밝혀졌을때의 친구들의 반응을 보며 표정이 어두워지고 상처받아한다.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리고 있습니다.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져서 태양과 일직선을 이룰 때 발생하는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죠.'
이 모든 비밀들이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상황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충격을 받은 레아는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고, 마리는 토마의 뺨을 때리고 마르코와 샬롯은 서로 화를 낸다. 토마는 용서를 빌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벤은 상처받은 마음을 안고 나가버린다. 상황은 아수라장이 되고, 레아는 결혼반지를 빼버리고 슬픔에 절규하며 계단을 뛰어내려간다.
계단을 다 내려온 순간, 달과 지구가 완전히 겹쳐지는 개기월식이 일어난다.
그들은 갑자기 아무일 없던 것처럼 평화롭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월식은 끝났다. 레아와 토마는 키스를 하고, 행복하게 귀가한다. 레아는 결국 토마의 외도 사실을 모르게 된다. 벤은 여전히 자신의 남자친구에 대해 숨긴다. 결국 게임을 한 적이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개기월식의 신비함으로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리는 순간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일까? 모든 것은 게임을 하기 전, 서로의 비밀을 몰랐던 때로 돌아간다. 손님이 돌아가고 남은 뱅상과 마리는 그 휴대폰 게임을 했으면 재미있었을 거라는 대화를 나눈다. 마리는 여전히 토마가 선물한 귀걸이를 하고 있다. 마르코와 샬롯은 집에 가서 각자 비밀의 상대와 문자 메시지를 한다.
뱅상이 마리에게 마지막 대사를 한다. " 난 당신의 휴대폰 내용 관심없어. 사랑에도 우정에도 비밀로 남겨야 하는게 있어."
비밀을 아는 것과 비밀로 남겨두는 것, 어떤 것이 좋은걸까?
아주 친밀한 사이에도 서로 알 수 없고 숨겨두고 싶은 비밀을 담고 있는 것, 바로 휴대폰이다. 영화 속 일곱사람은 서로를 아주 오랫동안 알아 온 친구이지만, 핸드폰 내용을 공개하기로 하자 서로에 대해 몰랐던 점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 드러난다. 모두가 비밀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은 그들의 관계에 커다란 파장을 가져올 비밀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언제까지나 드러나지 못할 비밀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친밀하고 소중한 사이라면 서로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비밀은 없어야 한다. 서로 숨겨도 좋을 비밀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결국 나중에 알게 된다면 상대가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이 영화속에서도 서로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이 드러나면서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지만, 결국엔 모든 비밀들이 드러났을 때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서로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레아는 언제까지나 바람둥이 토마에게 속으면서 결혼 생활을 이어갈 수는 없다. 또한 마르코와 샬롯도 각자 비밀의 이성과 문자를 주고받을 만큼 서로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서로를 솔직하게 바라보아야 더 좋은 관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뱅상과 마리도 서로 솔직하지 못했던 점, 딸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 더 좋은 가정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마리도 토마에 대해 단념하고 뱅상에게 헌신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벤은 언제까지나 자신의 성 정체성을 친구들에게 숨길 수 는 없을 것이다. 친한 친구들에게조차 비밀로 하면서 스스로를 얼마나 힘들게 했겠는가. 그의 친구들이 처음에는 놀라서 원치 않았던 반응을 보이더라도 결국엔 그를 보듬어 포용하고 응원했을 것이다. 결국 상황이 게임을 하기 전으로 원점으로 돌아가 모두의 비밀은 각자의 마음속에 무겁게 자리하게 되어버렸다.
물론 서로 휴대폰을 공유하더라도 이들처럼 서로 동의하에 되어야 겠다. (일방적으로 몰래 훔쳐 보는 것은 안된다. 오해만 생길 것이다.)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되어야 하는 중요한 영역이지만, 친밀한 관계에서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건 어디까지일까를 생각하게 되는 영화였다. 꼭 알고 싶지 않은 서로의 은밀한 비밀까지 알게 되는 것은 결코 서로가 유쾌한 일은 아니고, 분명 나만 알고 싶은 나의 비밀이 있다지만 그렇다고 숨겨져 있기에는 서로의 관계가 솔직하게 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아무튼 이 영화속의 인물들에게는 서로의 비밀을 드러내는 편이 더 좋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하여 행복하지 못한 상태였고, 비밀은 더욱 더 곪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누구나 자신의 휴대폰을 소지하면서 그것으로 무엇이든지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물품이 아닐 수 없다. 가장 가까운 가족, 연인 사이에서도 휴대폰은 각자의 개인적인 영역으로 남는다. 휴대폰이라는 물건의 의미와 그것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던 영화다.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게 보았고, 휴대폰 속 사생활에 대한 드라마를 극적으로 잘 풀어냈다고 생각하여 추천한다.